독서 후기87 술에 취한 세계사-마크포사이스 술이라는 기호식품은 인류가 문명을 만들기 전부터 생활 속에 존재했고,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간혹 자연적으로 발효된 음료를 마시는 동물이 존재하기는 하나, 의도를 가지고 술을 제조해서 마시는 동물은 인류가 유일할 것입니다. 작가는 술이 인류 역사의 시작부터 존재하였고, 인류의 습성이 술을 위해 발전한 과정을 각각의 개별 문명 단위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상식을 깨는 과감한 주장-농경이 시작된 후 술을 만든 게 아니라 술을 제조하기 위해 농경을 시작했다-을 펼치기도 합니다. 고대 수메르 문명, 이집트 문명, 아테네 문명, 중국 문명 등 고대 문명 속에 생활했던 사람들의 음주 문화로부터 중세를 지나 서부개척시대, 금주법 시대의 미국에 이르는 인류 역사의 전 과정 속에서 술이라는 음료가 사람.. 2020. 2. 5. 80일간의 세계일주 - 쥘 베른 2020년 목표로 한 '고전문학 읽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아직 초반이라 분량이 많지 않거나 한 번쯤 읽었던 소설 위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SF소설을 좋아하는데, SF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SF소설의 선구자로서 쥘 베른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19세기의 사람이지만 20세기 이후 발명된 수많은 현실의 과학기술을 예측했고, 이후 수많은 과학기술과 문화에 영향을 준 작가입니다. 실제로 '해저 2만 리'에 등장한 노틸러스호와 같은 잠수함은 미국의 핵잠수함 명칭이 되기도 했지요. '80일간의 세계일주'는 주인공인 필리어스 포그와 그의 하인인 장 파스파루트가 80일이라는 제한된 기간 동안 전 세계를 여행하는 이야기입니다. 당시 수에즈 운하의 개통으로 유럽에서 아시아로 가는 길이 상당 부분 단.. 2020. 1. 29. 냉장고의 탄생 - 톰 잭슨 마천루, 데이터센터, 로켓, 강입자 충돌기, 건조식품... 언듯 관계없어 보이는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냉장(또는 냉동) 설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산업혁명 이후 현대 인류의 발전과 인구증가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시킨 것은 냉장 설비가 대중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인류 역사 전체를 돌아보았을 때 인류가 냉장설비를 제대로 갖추게 된 것은 길게 봐야 백 년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전까지 인류는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환경에 적응하며 살았고, 이에 반하는 것은 오히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짓이라며 거부하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냉장의 시대로 진입하면서 인류는 더운 날씨에도 부패하지 않은 신선한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서 식중독과 같은 질병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또한 .. 2020. 1. 29. 욕심이 차오를 때, 노자를 만나다 - 박영규 몇 년 전부터 일본을 시작으로 '미니멀리즘'이라는 주제가 유행이었습니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삶의 불안, 일본인 특유의 개인적/소박한 정서 등이 혼합되어 '미니멀리즘'이라는 형태의 삶의 방식이 유행하고 국내에도 소개되어 일부 유행하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미니멀리즘'이라는 새로운 상품에 대한 소비 행태를 만들어냈다는 평가가 있기도 합니다.) 작가는 도덕경을 통해 노자의 사상을 미니멀리즘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만들어진'것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삶을 추구했던 노자의 사상을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살아간다는 사상이 현대의 미니멀리즘과 통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파란 유리가 파랗게 보이는 것은, 그 유리가 다른 색깔은 모두 흡수해서 통과시키기.. 2020. 1. 23. 로빈슨 크루소 - 다니엘 디포 원래 독서를 위한 특별한 계획을 세우고 책을 읽는 편은 아닙니다만, 2020년에 들어 독서 대상에 고려하고자 하는 것이 '고전 읽기'입니다. 너무나도 유명하고, 어디서 들어는 봤고, 대충이나마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실제로 정독으로 읽어본 적이 없는 고전들. 하지만 적어도 한 번쯤은 읽어보아야 할 글들. 새해에는 그런 고전들을 빼놓지 않고 챙기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너무 어려운 고전부터 시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겠다는 생각에 가장 먼저 눈에 띈 '로빈슨 크루소'를 읽었습니다. '청소년을 위한...'으로 시작되는 시리즈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던 책이고, 개인적으로도 그런 시리즈북을 통해 한 두 번은 읽어보았던 소설이지만 정본으로 읽어본 적은 없었던 소설입니다. 국내에 소개된 이런 류의 고전들이 다 그렇지만,.. 2020. 1. 23. 어른들을 위한 성장기 -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립반윙클의 신부 한동안 역사/인문 서적이나 SF소설 위주로 책을 읽다 보니 감성적으로 메마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때마침 연말도 되었고, 약간 힘을 빼고 편안하게 읽을만한 책을 리디셀렉트에서 찾다가(리디셀렉트를 이용한 뒤로는 시간 날 때마다 셀렉트 도서를 찾아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두 권의 소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두 소설 모두 내용이 길지도 않아 부담 없고, 영화화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는 소설입니다. 주제만 놓고 보면 완전히 다른 두 소설이지만 읽게 된 시점이 비슷하기도 하고, 공통적으로 느낀 바가 있어서 두 작품에 대해 한번에 후기를 적어보려 합니다. '청소년'으로 분류된 만큼 문장이나 내용도 어렵지 않고, 주제도 비교적 명확하게 표현되는 작품입니다. 한때 화제가 되었던 만큼 재미있게 술술 읽히기도 합니다. 여러 사.. 2020. 1. 3.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