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 후기87

로봇 공화국에서 살아남는 법-곽재식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로부터 시작된 인공지능 열풍은, 3년 여가 지난 지금 시점에 와서는 어느 정도 일상화가 되었고, 당시에 느꼈던 오해와 두려움도 많이 사라진 상태로 보입니다. SF소설가 곽재식 작가의 소설이 아닌 교양서적인 '로봇 공화국에서 살아남는 법'은 2016년 당시 인공지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기대가 공전하던 시기, 현대 인공지능의 역사에 대해 돌아보고 그 진행과정을 살펴보며, 미래에 대한 합리적 예측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1부에서는 현대의 인공지능이 탄생하기까지 컴퓨터 공학과 인공지능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곽재식 작가 특유의 방대한 자료를 바탕 세부적인 정보까지 놓치지 않는 꼼꼼함으로 곽재식 작가와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이라면 박수를 치며 공감할 수밖에 없는 .. 2019. 12. 23.
공부에 미친 16인의 조선 선비들-이수광 공부를 한다는 것은, 학문을 한다는 것은 어느 시대나 쉽지 않은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조선시대에도 학문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고, 때문에 학문에 뜻을 품고 공부하던 선비들도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어렵게 공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학문을 기반으로 벼슬길에 올라 뜻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고, 어떤 사람은 지방으로 물러나 오로지 학문만을 정진하였으며, 학문에 대한 의지가 신분을 뛰어넘은 사람도 있었고, 어쩔 수 없는 신분과 성별의 벽을 마주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공부에 미친 16인의 조선 선비들'은 조선시대의 유명한 학자 16명의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학문적으로 큰 업적을 남긴 김종직, 이황, 이이, 조식은 물론, 빙허각, 난설헌, 금원, 정일당과 같이 여성이라는 현실의 .. 2019. 12. 23.
로마를 읽다. 로마에서 24시간 살아보기, 빵과 서커스 어쩌다 보니 로마에 대한 책을 연이어 읽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각각 별도로 후기를 기록하는 것보다는 로마라는 주제로 한 번에 묶어 후기를 남겨 봅니다. 로마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고대 서양, 특히 지중해 지역의 지배자이며 이후 서양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로마. 로마를 공부하는 것은 서양사의 근간을 공부하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실 한국과 같은 동양권에서는 서양사라는 과목으로 교과서에서만 보거나, 몇몇 서양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모습만을 보면서, 때로는 로마를 여행하며 남겨진 유산을 보는 정도가 로마에 대해 알 수 있는 대부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난 독서(유시민의 유럽 도시 기행)에서 잠깐이나마 로마에 남은 유적들을 통해 로마시대의 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면, 이번에 읽은 책들은 본.. 2019. 12. 16.
조선 노비들-김종성 우리가 흔히 미디어에서 접하게 되는 '노비'라는 신분은 천하고,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인간 취급도 받지 못하는 계급으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많을 때는 조선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했던 노비들의 실제 생활모습은 어땠을까? 하는 궁금증에 대해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책이 바로 '조선 노비들'입니다. 조선이라는 사회에 있어 노비는 단순히 천한 신분을 넘어서 조선 사회의 가장 밑바닥을 지탱하는 신분이었습니다. 그들이 있어야 양반들은 기본적인 양반으로서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기 때문에 현대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세심하게 관리되었고, 그런 과정에서 다양한 노비들의 생활상이 나타날 수 있었습니다. 공공기관에 소속된 공노비, 개인에서 소속된 사노비라고 크게 분류하지만, 그 안에는 세부적으로 선상.. 2019. 12. 9.
지상 최대의 내기-곽재식 곽재식 작가에 대해서는 즐겨 듣는 팟캐스트의 출연자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역사적인 과학자들을 소개하는 코너에서 과학자들에 대해 엄청나게 깊이 있는 자료 조사와 뛰어난 스토리 텔링을 보여주는 모습이 인상적인 작가였습니다. '지상 최대의 내기'는 스스로 과학자이자 연구원이기 때문에 가능한 시각으로 만들어내는 이야기들을 모은 소설집입니다. 아직 작가의 다른 작품은 보지 못한 채 가장 최근작을 접한 것이기 때문에 이전작과의 비교하기는 어렵고, 하나의 작품만으로 평가하자면 또 다른 의미의 'Hard SF' 작품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보통 Hard SF라고 하면 이론적으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SF작품을 이야기합니다. 대표적으로 아서 클라크나 앤디 위어의 작품처럼 마치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 2019. 12. 2.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오후 최근에 일반인에게 어려운 분야를 쉽게 설명해 주는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사람들의 지식수준이 올라가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지다 보니 예전에는 알고 싶어 하지도 않았던 전문 분야를 얕게라도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안내서와 같은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네요.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는 이런 시류에 맞춰 적절히 어려운 이야기를 적당히 시니컬한 유머 코드와 적당히 쉬운 언어로 풀어주고 있는 책입니다. 과학 역사에 주요 사건들 몇 가지를 추려 그 역사적 사건들을 알려주고,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넘어서 인류와 사회에 미친 영향,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들까지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무겁지 않게 다루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주제의 무게감에 대비되는 그 뜬금없는 가벼움이 조금 거.. 2019.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