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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

로마를 읽다. 로마에서 24시간 살아보기, 빵과 서커스

by zian지안 2019. 12. 16.

어쩌다 보니 로마에 대한 책을 연이어 읽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각각 별도로 후기를 기록하는 것보다는 로마라는 주제로 한 번에 묶어 후기를 남겨 봅니다.

로마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고대 서양, 특히 지중해 지역의 지배자이며 이후 서양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로마. 로마를 공부하는 것은 서양사의 근간을 공부하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실 한국과 같은 동양권에서는 서양사라는 과목으로 교과서에서만 보거나, 몇몇 서양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모습만을 보면서, 때로는 로마를 여행하며 남겨진 유산을 보는 정도가 로마에 대해 알 수 있는 대부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난 독서(유시민의 유럽 도시 기행)에서 잠깐이나마 로마에 남은 유적들을 통해 로마시대의 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면, 이번에 읽은 책들은 본격적으로 로마의 생활상을 탐구할 수 있는 수준의 책입니다.


'로마에서 24시간 살아보기'는 로마의 24시간을 1시간 단위로 나누어 각 시간대에 실제로 로마에서 일어났을 법한 일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정의 순찰대원, 낮에는 시내에 수레가 진입할 수 없었기 때문에 새벽에 재빨리 움직여야 하는 수레꾼들, 아침을 준비하는 제빵사로 하루를 시작하여 로마인이 그토록 즐겼던 오후의 목욕탕, 만찬을 준비하는 사람들, 밤이 되면 손님을 찾는 매춘부, 관객의 환호 속에 결전을 벌이는 검투사에 이르기까지 24개의 짧은 에피소드로 구성된 책의 내용은 그다지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역사 속의 어느 하루를 살아간 로마인의 생활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치 다큐멘터리의 24장면을 보는 것과 같은 생생한 현장감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삶에 공감을 할 수 있는 부담 없는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에 비해 '빵과 서커스'는 좀 더 거시적인 시야에서 로마라는 제국 전체를 조망하고 있습니다. 건축가인 작가의 시각으로 로마제국 천체에 남겨진 유적들을 통해 로마의 통치자들이 '빵과 서커스'에 통치의 비중을 둘 수밖에 없었는지를 해석하고 있습니다.

내용은 크게 세 부분으로, 장벽과 상하수도, 도로 시스템 등을 통해 로마라는 제국이 어떻게 건설되었는지를 살펴봅니다. 다음으로 '빵과 서커스'로 표현되는 시민의 먹는 문제, 오락과 휴식의 문제를 로마의 통치자들이 어떻게 해결하려고 했는지를 이야기하고, 마지막으로 그렇게 유지되던 로마 제국이 어떻게 쇠락했는지까지를 남겨진 유적들을 통해 살펴봅니다.

아무래도 건축가의 입장에서 로마의 유적과 그 유적의 의미를 통해 해석을 하다 보니 약간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적절하게 삽입된 사진자료들과 설명을 통해 로마 제국의 전반적인 흥망성쇠의 모습을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책 한 두 권으로 장대한 로마의 역사와 사회상을 한 번에 파악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책들을 통해 당시의 생활상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아직은 유럽사가 어렵게 느껴지지만, 이러한 독서의 과정들을 통해 조금씩 유럽사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