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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87

중국을 빚어낸 여섯 도읍지 이야기-이유진 삼국지나 초한지, 수호지 등 중국 소설을 읽었거나, 중국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잘 알고 있는 지명이 있습니다. 장안, 낙양, 개봉, 항주, 남경, 북경... 이 6개 도시를 빼놓고는 중국 역사를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중국을 빚어낸 여섯 도읍지 이야기'는 이 이른바 중국 6대 고도古都 그중에서 아무래도 비중이 제일 큰 도시는 시안(西安)입니다. 주나라 시대에는 호경, 진나라 시대에는 함양, 한나라 시대에는 장안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이 도시는 중국 문명의 서쪽 중심지이자(동쪽 중심지는 낙양) 실크로드의 관문으로 중국사의 주역이었습니다. 때문에 이 도시에 대한 이야기는 그야말로 다양합니다. 시안은 중국 첫 통일왕조인 진나라의 도읍 이야기, 초한쟁패의 변곡점이었던 홍문연 이야기, 한나라의 수도, 수.. 2019. 11. 25.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만나다-김시덕 우리는 항상 '한반도는 지정학적 요충지'이기 때문에 역사 전반에 걸쳐 외세의 침략을 받아왔다고 알고 있습니다. 학교 교육에서부터 한반도를 지정학적 요충지라고 가르치기도 하고,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이 그렇기도 하니, 당연히 과거에도 그랬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라는 제목의 이 책은 그러한 우리의 상식에 대해 '과연 한반도는 언제부터 지정학적 요충지 었나?'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한반도가 지정학적 요충지가 된 것은 임진왜란 이후 해양세력인 일본의 영향력이 커지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이야기합니다. 해양 세력인 일본의 세력이 커지면서 해양세력을 저지하려는 대륙세력의 요충지로서 한반도가 중요해지기 시작했다고 말이지요. 그래서 임진왜란이, 단순히 조선.. 2019. 11. 18.
어떻게 살 것인가-유시민 2013년작으로 책이 나온 지 시간이 꽤 많이 흘렀지만 이제야 읽게 되었습니다. 제목만으로도 독자를 압도하는 주제의 매력에 예전부터 '읽어봐야지'라고 생각은 했지만 계속 미루다가, 우연히 북카페에 놓여있던 책 한 권을 집어 들었습니다. 유시민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 작가의 글은 하나의 내용 안에 역사/사회/종교/철학 등에 대해 그 주제에 대한 역사적 배경, 철학적 사유, 참고 서적의 첨부 등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사람들마다 이해하기 어렵거나 번잡하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문에 글을 읽으면서도 그가 진정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게 무엇일지 고민해 보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1. 어떻게 살 것인가 인생이란 참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 건가 봅니다. '먹물'로,.. 2019. 11. 7.
신의 망치-아서 클라크 '소행성 지구 충돌'이라는 주제는 이제는 좀 식상해 버린 주제가 되었습니다. '딥 임팩트'나 '아마겟돈'과 같은 영화를 통해서 대중문화에서 많이 다루었던 주제이기 때문이죠. 이러한 대부분의 작품들의 원작에 가까운(영화들이 이 작품과 동일한 스토리를 따라가지 않으므로) 소설이 바로 아서. C. 클라크의 '신의 망치'입니다. '신의 망치'란, 지구를 '모루'로, 우주에서 날아오는 소행성을 '망치'로 의도한 제목입니다. 우주 먼 곳으로부터 날아오는 소행성 '칼리'가 지구와 충돌하는 것이 확실해진 근 미래를 배경으로 하여, 소행성을 지구에 충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인류(또는 주인공)의 노력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갈등과 사건들을 다루고 있는 소설입니다. 작가의 전작 중 하나인 '라마'에서 일부 다루었던 .. 2019. 11. 4.
유럽 도시 기행 1권-유시민 유시민의 글은 확실히 쉽게, 잘 읽히는 글은 아닙니다. '잘 쓴 글' 임에는 틀림없지만 쉽거나 잘 읽히는 글은 아닙니다. 길지 않은 문장에도 담겨있는 그의 지식과 안목에 감탄하게 되지만, 주관적인 감성이나 감정 최대한 자제하고 지식인으로서 느낄 수 있는 지적 희열을 건조하게 풀어가는 그의 문장을 읽는 것이 가히 '재미'를 주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그의 '유럽 도시 여행기'를 일반적인 여행 에세이처럼 생각하고 읽을 수는 없습니다. 애초에 여행할 도시를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로 정한 것부터 작가의 의도가 느껴지고, 네 개의 도시를 관통하는 작가의 의도를 생각하고 읽어야 한다고 의식하지 않으면 이 책은 여행기도 아니고, 역사서도 아닌 어정쩡한 책이 되어버리니까요. 유럽 문명 역사의 이정표가 .. 2019. 11. 4.
완전사회 - 문윤성 어쩌다 보니 고전 SF소설을 연속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읽은 소설은 한국 최초의 성인 대상 SF작품인 '완전 사회'입니다. 이 소설도 무려 50년 전(1967년)에 발표된 작품입니다. 고전 SF소설을 읽을 때 마다 그 진보성에 감탄하곤 합니다. 수 십 년 전의 작품에 현대사회에서 논의되는 사회, 철학적 주제에 대한 고민을 담거나(당시에는 전혀 논의할 수 없었던 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세부적인 내용은 다르지만 과학/기술발전의 방향성을 상당한 정확도로 예측한다던가 하는 등의, 아마 작가는 당시로서도 상당히 진보된 안목과 사상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완전사회'는 냉동 수면의 실험체가 되어 수백 년 후 미래에서 깨어난 주인공 '우선구'가 완전히 변화한 미래사회에서 겪는 일련의.. 2019. 10.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