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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

어떻게 살 것인가-유시민

by zian지안 2019. 11. 7.

2013년작으로 책이 나온 지 시간이 꽤 많이 흘렀지만 이제야 읽게 되었습니다. 제목만으로도 독자를 압도하는 주제의 매력에 예전부터 '읽어봐야지'라고 생각은 했지만 계속 미루다가, 우연히 북카페에 놓여있던 책 한 권을 집어 들었습니다.

유시민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 작가의 글은 하나의 내용 안에 역사/사회/종교/철학 등에 대해 그 주제에 대한 역사적 배경, 철학적 사유, 참고 서적의 첨부 등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사람들마다 이해하기 어렵거나 번잡하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문에 글을 읽으면서도 그가 진정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게 무엇일지 고민해 보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1. 어떻게 살 것인가

인생이란 참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 건가 봅니다. '먹물'로, 대중 정치인으로, 관료로, 밟아간 행보 전반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는 유시민도 '좀 더 즐기며 살았어야'하고 아쉬워하니 말입니다. 애초에 너무 똑똑하고 현실적인 사람이라 자신의 본능적 선택에 충실하기보다는 이성적으로 현실을 판단하여 행동한 것이 결국 즐겁지만은 않았던 것이겠죠. 

그의 유학길이 그런 치열한 삶에서 도피의 의미도 있었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열정적인 사람도 지치고 쉬어야 할 때가 있다는 것에 약간 위안을 받기도 하였고요. 하지만 짧은 유학생활 후 어쩔 수 없이 다시 역사의 흐름 속에 몸을 던지는 결심을 할 수밖에 없었던 그의 고민, 괴로움, 그리고 책을 쓸 즈음 모든 것을 털어버린 후련함까지 책의 첫 번째 주제에서 가장 솔직한 그의 감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2. 어떻게 죽을 것인가

책 전반에서 아직은 공감하기 어려웠던 부분은 '죽음'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제가 아직은 젊다는 의미겠죠. 날이 갈수록 노쇠해지는 몸과 정신. 어떤 사람보다 사회와 자신에 대한 많은 사유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이 어떻게 죽을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며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고 자신 스스로의 의미, 사회에서 인간이라는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는 과정은 조금 특별해 보였습니다.

3.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삶의 가치는 무엇이며 자신이 존재하는 의미를 유지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고민합니다. 결론은 단순합니다. 즐길 수 있는 일을 잘해야 한다. 그리고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나누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

목표와 결과에 대한 욕심을 가지지 않고 즐기면서 살아가기. 참 쉬운 목표지만 인생에서 가장 지키기 어려운 목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삶을 망치는 헛된 생각들

어차피 인생이란 불공평한 것이고 그것을 탓하지 말고 즐길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삶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어차피 영원한 건 없고, 인간의 삶이란 짧으니까요. 조금이라도 신사적으로 늙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자세를 고민해 보게 되었습니다. 


책이 나오고 대한민국이라는 사회는 몇 년 되지 않는 짧은 기간에 엄청나게 많은 사건들을 겪었습니다. 책을 쓸 때 55세였던 작가는 이미 예순을 넘겼고요. 그동안 이 책에 남겼던 작가의 생각이 얼마나 변했을지? 또는 변함없을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최근 그의 행보를 보면 그의 생각은 변함없을 것 같지만 세상의 변화에 따라 그의 행동 또한 어쩔 수 없이 변화하고 있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 그는 책에 적은 것과 같이 삶을 마무리하고 싶었겠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