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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흑역사 - 톰 필립스 표지에 쓰여있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라는 문장이 이 책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잘 표현해 주고 있지 않나 합니다. 인간은 신이 아니기에 항상 실수를 합니다. 인간의 역사는 문명의 진보를 통해 발전하 다가도,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통해 그동안 쌓아 올린 결과물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과정이 늘 반복되어 왔습니다. 인간은 늘 실수를 합니다. 그것은 근본적으로는 인간이라는 생물 자체가 가지고 있는 불완전함 때문입니다. 때문에 불완전한 인간이라는 존재가 만들어 낸 문명과 사회 또한 항상 실수를 저질러 왔습니다. 인류의 사회 규모가 커질수록 그 실수는 점점 거대한 재앙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인간이라는 생물 자체는 늘 실수를 저지릅니다. 인간의 뇌는 실제 사물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거나(착시.. 2021. 1. 3.
세상을 바꾼 길들임의 역사 - 앨리스 로버츠 인류 문명 이래로, 아니 인류가 문명을 이루기 오래전부터 인간은 자신들과는 다른 종 - 그것이 동물이든 식물이든 - 을 자신들의 의도하는 방향으로 '길들여'왔습니다. 흔히 진화는 자연선택에 의해 일어난다고 알고 있지만, 인간이 선택한 종 들은 '인간 선택'에 의해 진화의 방향이 결정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인간의 가장 가까운 반려 동물인 개는 늑대로부터 인간에게 길들여져 개가 되었고, 식량을 필요로 한 인간에 의해 소와 닭은 야생에서 가축으로 길들여졌으며, 활동 범위를 넓히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에 의해 말은 들판에서 인간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와 인간을 태우고 달리게 되었습니다. 별것 아닌 야생의 풀에 불과했던 밀, 옥수수, 쌀과 같은 식물들은 인간에 의해 개량되어 농경문화의 근간이 되었으며 결국에는.. 2021. 1. 3.
텔레비전의 즐거움 - 크리스 호록스 영상 매체가 모바일 기기로 많이 이동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텔레비전은 우리 일상에 꼭 필요한 전자제품 중에 하나입니다. 텔레비전은 아직도 가전을 대표하는 기기이며, 집 내부를 표현하는 제품으로 거실에 놓인 텔레비전이 묘사되기도 합니다. 불과 100여 년 밖에 되지 않는 텔레비전이 이렇게 빠르게 우리 삶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었을까요? '텔레비전의 즐거움'은 발명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텔레비전에 대한 '거의 모든'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텔레비전이 상징하는 '영상을 먼 거리로 전송한다'라는 개념은 한때는 단순히 환상에 불과했습니다. 그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던 장치는 전기적 신호를 먼 거리로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 생기면서 점차 현실이 되어갔습니다. 화상을 전기적 신호로 바꾸고, 전송된 전기적 신.. 2020. 8. 10.
편의점 하나의 주제를 놓고 각기 다른 작가들이 작품을 쓴다는 것은 무척이나 흥미로운 방식입니다. 안전가옥 출판에서는 지속적으로 이런 주제별 작품집을 꾸준히 발매하고 있는데, '편의점'은 '대멸종', '냉면'에 이은 세 번째로 접한 작품집입니다. 편의점에서 만난 남녀 사이의 시답지 않은 농담처럼 시작한 말 한마디에서 시작해 우주의 창조 과정을 그려내고 있는 은 어디선가 한 번쯤 본 듯한 이야기이지만 작가만의 독특한 상상력이 잘 살아있습니다. 직장을 잃고 가족 또한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진 가장에게 어떤 편의점은 마지막 남은 희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카라마조프 라이프'라는, 혹시 현실에도 등장할 수 있을법한 환상의 편의점을 배경로 한 , 세상에서 벗어나 제주도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주인공에게 방문한 정.. 2020. 8. 10.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 심너울 출근하기 전에 퇴근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내가 출근한 미래에서 퇴근하고 싶다는 감정이 과거로 거슬러 온 것 아닐까? - 초광속 통신의 발명 직장인이라면 문장을 읽자마자 머리를 탁 치게 하는 기발한 아이디어, 현상을 바라보는 신선한 관점으로 주목받는 심너울 작가의 신작 단편집입니다. 심리학을 전공하였지만, 개발자 경험을 바탕으로 직장생활과 디지털이 일상화된 삶에 대한 독특한 시각을 보여주며, 때로는 젊은 나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의 성숙한 고찰을 보여주는, 개인적으로도 최근 등장한 신인들 중 가장 주목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글의 작품들은 현대 사회를 바라보는 기발한 시선, 풍자를 통해 그냥 지나칠 법 한 평범한 일상을 뒤집어 보고, 현대 문명의 흐름에 아무 저항 없이 끌려가던 자신에게 한 번쯤 걸음.. 2020. 8. 3.
독도 강치 멸종사 - 주강현 '바다사자'를 순 우리말로 '강치'라고 부릅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동해에서 바다사자가 살았다는 사실은 생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불과 백여 년 전에는 울릉도와 독도에 많은 수의 '강치'가 서식했으며, 우리 근대사와 함께 독도 강치도 비극적으로 멸종했다는 사실을 '독도 강치 멸종사'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인간에 의해 멸종된 동물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모리셔스의 '도도'새가 있으며,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는 인류 욕심에 의한 서식지 파괴로 수많은 동물들이 멸종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독도 강치도 남획과 서식지 파괴라는 전형적인 멸종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하지만 독도 강치의 멸종에는 조선의 주권 상실, 일제의 침탈과 같은 정치/외교적 배경이 더해져 그 멸종의 과정이 더욱더 비극적입.. 2020. 7.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