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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

세상을 바꾼 길들임의 역사 - 앨리스 로버츠

by zian지안 2021. 1. 3.

인류 문명 이래로, 아니 인류가 문명을 이루기 오래전부터 인간은 자신들과는 다른 종 - 그것이 동물이든 식물이든 - 을 자신들의 의도하는 방향으로 '길들여'왔습니다. 흔히 진화는 자연선택에 의해 일어난다고 알고 있지만, 인간이 선택한 종 들은 '인간 선택'에 의해 진화의 방향이 결정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인간의 가장 가까운 반려 동물인 개는 늑대로부터 인간에게 길들여져 개가 되었고, 식량을 필요로 한 인간에 의해 소와 닭은 야생에서 가축으로 길들여졌으며, 활동 범위를 넓히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에 의해 말은 들판에서 인간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와 인간을 태우고 달리게 되었습니다.

별것 아닌 야생의 풀에 불과했던 밀, 옥수수, 쌀과 같은 식물들은 인간에 의해 개량되어 농경문화의 근간이 되었으며 결국에는 인류의 문명을 탄생시켰습니다. 신대륙의 발견과 함께 전파된 감자는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인구를 부양하는데 주요한 식량 자원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인간은 다양한 기원을 가진 여러 종들을 '호모 사피엔스'하나의 종으로 통합하는, 스스로를 길들이는 업적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바꾼 길들임의 역사'는 인간의 등장 이후, 그리고 현재까지 인간의 삶을 지탱하는 9가지의 동, 식물과 인간 스스로 진화해온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단순히 개론 수준이 아니라 실제 연구되고 있는 다양한 연구의 근거들과 그 결과물을 토대로 다양한 가설들도 함께 알려주고 있습니다. 

너무나 당연하게 삶 속에 들어와 있기에 과거에도 그랬을 것 같은, 인간이 길들인 동물과 식물들이 인간의 삶에 들어오기 시작한 순간부터 다양한 '길들임'을 통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각각의 동식물 별로 한걸음 더 들어가 배우고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