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의 즐거움 - 크리스 호록스

영상 매체가 모바일 기기로 많이 이동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텔레비전은 우리 일상에 꼭 필요한 전자제품 중에 하나입니다. 텔레비전은 아직도 가전을 대표하는 기기이며, 집 내부를 표현하는 제품으로 거실에 놓인 텔레비전이 묘사되기도 합니다.

불과 100여 년 밖에 되지 않는 텔레비전이 이렇게 빠르게 우리 삶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었을까요? '텔레비전의 즐거움'은 발명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텔레비전에 대한 '거의 모든'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텔레비전이 상징하는 '영상을 먼 거리로 전송한다'라는 개념은 한때는 단순히 환상에 불과했습니다. 그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던 장치는 전기적 신호를 먼 거리로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 생기면서 점차 현실이 되어갔습니다. 화상을 전기적 신호로 바꾸고, 전송된 전기적 신호를 다시 화상으로 복구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상상 속에서만 존재했던 장치는 텔레비전이라는 장치로 탄생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의 텔레비전이 만들어지기까지는 많은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신호 전송이나 화상의 변환 등에 대한 표준화된 방식도 존재하지 않는 시절, 발명가들은 제각각 가장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텔레비전을 만들었고, 그중에서 대중의 선택을 받은 몇몇 기기들이 점차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대중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텔레비전에 대한 기술적 발전을 가져오게 된 것은 바로 전쟁이었습니다. 군인들은 전쟁에서 텔레비전의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생각했고,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기술을 발전시키는데 아낌없이 투자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텔레비전에 사용되는 각종 기술들은 엄청난 발전을 이룩하게 됩니다.

전쟁이 끝나자 텔레비전 제조사와 방송사들은 텔레비전이라는 매체를 삶의 일부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쳐나갑니다. 텔레비전을 영화보다 우월한 매체로 홍보한다던가, 새로운 여가의 방식을 만드는 기기로 사람들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노력을 기울이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텔레비전이 대중화되면서, 텔레비전은 '최첨단'을 대표하는 기기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단순히 영상을 표시해 주는 기기로서가 아니라 IT기술의 집약체이면서 현대 산업 디자인의 선두주자로서, 예술적 표현의 대상으로 자리하게 됩니다. 또한 삶의 많은 영역을 텔레비전과 함께 하게 되면서 텔레비전은 영화, 드라마, 미술 등에 다양한 형태의 예술 표현을 위한 소재로 사용되기에 이릅니다. 

이러한 예술적 성취는 단순히 산업디자인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더욱더 다양한 예술적 표현물로서 텔레비전을 이용하려는 작가들이 탄생하게 됩니다. 우리가 잘 아는 '백남준'과 같은 아티스트들은 텔레비전의 외향, 텔레비전이 표현하는 영상 콘텐츠 등을 다양하게 활용하여 예술적 표현을 만들어 내는 수준에 다다르게 됩니다.

이처럼 '텔레비전의 즐거움'은 단순히 텔레비전의 발명과 역사를 소개하는 수준이 아니라, 텔레비전 등장 이전에 사람들이 꿈꾸었던 모습, 텔레비전의 등장과 삶이 변화해 가는 모습, 상업적 필요성은 물론 군사적 목적에 의해 발전해 가는 모습, 단순한 전자제품이 아닌 집안의 가구처럼 인식되면서 디자인적으로도 발전되어 가는 모습, 예술적인 표현을 위한 도구로서 사용되는 모습 등 과학, 역사, 문화, 예술 등 텔레비전이 가지는 다양한 측면의 모습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번역본이기도 하고, 문체가 단순하고 나열식 서술이 많아 읽기 편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관점에서 텔레비전이라는 기기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