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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22

조선 여성 첫 세계 일주기 나혜석 수원시 중심부 번화가에는 '나혜석 거리'라는 이름의 거리가 있습니다. 수원시에 '박지성 거리'도 있는 것을 생각하면 나혜석이라는 사람은 아마도 수원시 출신 유명한 인물일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인 걸 보면, 과거에 유명한 사람일 거라고 막연히 추측할 수 있습니다. 실제 나혜석은 일제 강점기에 활동했던 국내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입니다. 개화기의 혼란한 사회에서 나름 유복한 가정에서 고등교육을 받고 화가로 활동하던 나혜석은 국내 최초 여성운동가중의 한 명으로도 유명합니다. 그 시절 '신여성'들이 그렇든 그도 결혼과 출산을 거부하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통해 사회적 업적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높은 현실의 벽 앞에 그도 결혼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다행히 독립적인 .. 2024. 3. 3.
조선괴담실록 역사 기록에서 찾아낸 기이한 이야기 - 유정호 문명이 발달하고 정보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빠르게 전달되는 현대 사회에서도 상식적으로 믿기지 않는 기이한 이야기들을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UFO와 외계인, 백두산 괴물, 여러 가지 미스터리한 사건들은 입에서 입으로, 글에서 글로, 영상매체 등으로 다양하게 전파되어 과거보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게 된 현대에도 많은 사람들이 신기한 이야기들을 재미있어하고, 때로는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이야기를 진심으로 믿기도 합니다. 현대에도 그럴진대, 하물며 과학과 합리적 사고가 현대보다 부족했던 조선시대에는 어떤 기이한 이야기들이 있었을까요? '조선괴담실록'은 조선왕조 실록에 기록된 여러 가지 기이한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그런 괴담이 나오게 된 배경과 당시 시대.. 2024. 3. 3.
프랑켄슈타인 메리셀리, 을유문화사 고전을 읽는 것은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의 선택을 받은 명작을 읽는다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결과가 어느 정도 보장된 독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동안 인문학 위주로 독서를 하다 보니, 조금 가벼운 글이 읽고 싶어 져 다시 소설을, 그중에서도 SF소설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프랑켄슈타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이 책은 워낙에 영화 등을 통해 미디어로 많이 접했기 때문에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이름과 대략적인 스토리는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정작 소설을 읽은 사람은 많지 않은 책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소설은 로버트 월튼이라고 하는 인물이 북극을 항해하던 중 만난 빅터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사람이 이야기를 들으며 기록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중간 내용에서는 '괴물'이.. 2024. 2. 19.
이상하고 거대한 뜻밖의 질문들 생명의 탄생부터 우주의 끝까지 - 모리 다쓰야 일본은 다양한 영역에 대해 흥미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는 책들이 많습니다. 국내 독자의 취향에 그다지 잘 맞는 것 같지는 않지만, 간혹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상하고 거대한 뜻밖의 질문들'은 이른바 '빅 히스토리'에 대한 전문가들의 인터뷰 모음집입니다. 빅 히스토리라고 하면 천문학, 생물학, 물리학, 인류학, 역사 등 다양한 학문을 포괄하는 개념이고, 때문에 정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 비록 일본 학자뿐일지라도 - 의 각각의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생물의 탄생, 인간의 탄생으로부터 시작하여 생물의 진화와 생명이 유지되는 원리를 거쳐 우주의 현재와 미래를 예측해 보고, 다시 우.. 2024. 2. 13.
모파상 단편선 기 드 모파상 지음, 임미경 옮김, 열린책들 열 명의 손님을 태운 마차가 프러시아 군이 점령한 지역을 벗어나 프랑스로 향합니다. 손님들은 돈 많은 상인 부부, 지방유지 부부, 백작 부부, 수녀 둘, 공화파 민주주의자 청년, 그리고 '비계덩어리'라는 별명을 가진 창녀 한 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프러시아 군 사령관에게 돈을 주고 통행증을 얻어 프러시아 군이 점령한 지역을 벗어나려고 하고 있습니다. 출발한 지 얼마나 되었을까, 너무 급하게 출발한 나머지 그들을 먹을 음식조차 제대로 챙겨 오지 않았음을 깨닫게 됩니다. 어쩔 수 없이 배고픔을 참으며 계속 이동해야 하는 상황, '비계덩어리'는 품에서 음식을 꺼냅니다. 다들 프랑스 지역으로 이동하는데만 신경 쓸 때 가장 신분이 낮은 뚱보 창녀만이 음식을 .. 2024. 2. 4.
모던뽀이, 경성을 거닐다 만문만화로 보는 근대의 얼굴 - 신명직 "만문만화" 라는 장르가 있습니다. 현대에 신문에 연재되는 만화는 주로 4컷짜리 또는 1컷짜리 시사 만화입니다만, 일제 강점기이던 1920~1930년대 신문과 잡지에 연재되었던 만화의 한 장르입니다. 만문만화의 형식은 문자 그대로 만문(漫文, 흐트러진, 정식이 아닌 글)과 만화(漫畵, 형식에 구애받지 않은 그림)라는 두 단어가 합쳐져 만들어진 형식입니다. 만화가 순수 예술로서의 그림과 다른 장르인 것 처럼 만문도 고급스러운 문학이나 시사 비평이 아닌 잡스러운 글을 의미합니다. 식민지 조선에서 만문만화라는 장르가 나오게 된 것은 시대적 배경과 관련이 있습니다. 1920년대 중반까지 조선 신문에서는 시사 만화나 풍자만화 장르도 유행하고 있었지만, 1924년부터 조선총독.. 2024. 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