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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

참모로 산다는 것

by zian지안 2020. 3. 24.

개인적으로 역사 속 참모의 역할에 관심이 많습니다. 역사상 성공한 수많은 군주와 리더가 존재했지만,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들을 묵묵히 뒤에서 지원한 참모라는 존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는 군주보다도 유명하고, 때로는 이름 한 줄 알려져 있지 않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역사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참모라고 생각합니다.

나라의 권력이 왕권과 신권이 줄다리기를 통해 유지되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조선은 신권이 강했고, 그만큼 수많은 참모들이 등장합니다. 애초에 조선이라는 나라의 체계를 만들어 놓은 정도전부터 참모형 인물이었고, 조선의 최대 국난인 임진왜란은 선조가 길러낸 뛰어난 참모들이 존재했기 때문에 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참모로 산다는 것'은 조선이 배출한 수많은 참모들에 대해 소개하는 책입니다.

사실 책 내용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참모' 보다는 조선이 배출한 '관료'에 좀 더 적합한 제목으로 생각되긴 합니다. 정도전이나 한명회, 조광조와 같은 인물들은 정변이나 개혁을 이끈 참모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책에서 소개하는 다수의 인물들은 체제를 이끌어간 관료나 학자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들도 왕을 보좌하여 조선이라는 국가를 유지한 인물들이기 때문에 광의의 의미로 참모로 소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참모라는 의미에 맞는 인물들 외에 다수의 인물들이 소개되고 있고, 다수의 인물들이 소개되는 만큼 인물 개개인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 그들의 행보도 큰 틀에서 훑어가는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각 인물들에 대한 깊이 있게 이해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대중을 위한 개론서로, '이러한 인물들이 있었다' 정도의 이해를 돕는 정도라고 할까요? 대중에게 잘 알려진 유명한 인물들 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을 소개하는 의도는 좋았으나, 너무 많은 인물들을 담으려고 했던 건 아닌지 아쉬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역사상의 참모를 소개하는 책 몇 권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관련된 책들을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려고 하는 진입점이 되고 흥미를 이끌어주기에 적절한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