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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

아르테미스

by zian지안 2019. 9. 20.

'마션'으로 유명한 앤디 위어의 신작(이라고 하기엔 출간된 지 2년이 다 되어가는) '아르테미스'는 근 미래를 배경으로 달 기지에 건설된 '아르테미스' 기지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루고 있는 소설입니다.

전작인 마션에서 엔디 위어의 꼼꼼한 과학적 고증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 진지하면서도 시종일관 유쾌함을 잃지 않는 문체와 대사들을 즐겼던 입장인지라 신작에서는 과연 또 어떤 이야기를 풀어나갈까 기대가 되었습니다. 다만 전작이 너무 성공했기 때문에 전작만큼 인상적이지는 못할 것이라는 일말을 불안감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죠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기대는 기대대로, 걱정은 걱정대로 생각한 만큼의 작품이 나와주었습니다. 

달 기지에서 태어나 짐을 나르는 포터로서 하류층의 근근한 삶을 살고 있는(밀수업이라는 부업이 있지만) 주인공 '재즈'가 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달 기지에 숨어있는 비밀을 알게 되고, 자신의 목숨이 위협당하는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특유의 세밀한 과학적 고증을 토대로 풀어가고 있습니다. 나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부분은 달에서는 화폐 대신에 통용되는 '슬러그'라는 단위가 돈의 단위가 아닌 달로 물품을 옮길 수 있는 양을 나타는 것이라는 설정이었습니다. 달은 어차피 지구에서 물품을 공급받지 않으면 생활할 수 없는 공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작가의 세밀한 과학적 고증이 드러나는 부분이죠. 어쩌면 미래에 달 기지가 세워진다면 달에서 통용되는 화폐는 슬러그와 동일한 개념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인공은 시종일관 유쾌하고 제멋대로 입니다. 이런 점은 전작인 '마션'의 마크 와트니와도 비슷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마크 와트니는 과학자이기 때문에 정도를 벗어나는 행동은 하지 않았지만 재즈는 나이도 어리고 직업도 단순 노동자이기 때문에 좀 더 제 멋대로라고 할까요? 다만 달이라는 제한적인 공간에서 멋대로 행동하는 모습이 약간 현실성 없는 설정처럼 느껴지긴 합니다.

다만 전작 '마션'이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일처럼 생생한 현장감이 있었다면 '아르테미스'는 현장감은 조금 떨어지는 편입니다. 달 기지에 대한 전반적인 설정은 매우 현실적이고 고증의 수준이 높지만 그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그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은 작위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네요. 

앞에서 이야기한 것 처럼 기대했던 부분은 기대만큼 만족시켜주면서 걱정했던 부분은 역시나 걱정했던 대로 나와주었다고 할까요? 자꾸만 전작 이야기를 하게 되지만 전작 '마션'이 워낙 대단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비교를 하게 됩니다.

하드SF하드 SF 소설은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다는 이미지 (이론적인 토대, 현실 고증 등)가 있는데 엔디 위어의 작품은 하드 SF임에도 불구하고 유쾌하게 잘 읽힌다는 점에서 확실히 재능이 있는 작가임은 틀림없습니다. '마션'을 기대하면 안 되겠지만 '아르테미스'는 그 자체로 일반 대중이 하드 SF를 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소설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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