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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

세계사를 뒤바꾼 가짜뉴스

by zian지안 2024. 3. 31.

거짓으로 대중을 현혹시킨 36가지 이야기, 미야자키 마사카츠

'일본인'이 쓴 '역사'관련 책을 볼 때는 항상 조심스러워집니다. 특히 근현대사에 관련한 역사라면 더더욱이나 조심스러워지는데, 우리와 일본의 역사적 관계 문제도 있는 데다가, 근대사에 대한 일본 사회의 전반적인 태도 또한 우리 입장에서 마음에 들지는 않을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겠지만 세계사를 자국 중심으로 해석하다 보니 자국의 입장을 변호하거나, 자국 위주의 서술을 하는 경우도 많아서 비판적 시각을 유지하며 신경을 써서 읽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계사를 뒤바꾼 가짜뉴스'를 읽기 시작하면서도 그런 점이 신경 쓰였습니다만, 역시나 몇 가지 부분에서 문제가 보였습니다.

명-청시대에 활동했던 '왜구'를 일본인이 아닌 중국인이라고 주장하는 "왜구를 교묘히 이용하여 침략적 일본의 이미지를 만들다"라는 내용이나(실제로는 전기에 활동한 왜구는 일본인, 후기로 갈수록 중국의 유랑민이 합류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O.K라는 단어의 기원이 미국 앤드류 잭슨 대통령이 잘못 쓴 글자에서 유래되었다던지 (실제로는 잭슨 대통령의 반대파가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낸 가짜뉴스), 미국의 '황화론'이 일본이 러일전쟁에서 승리하자 견제하기 위해 나왔다는 등(실제로는 중국을 견제한 것이 시작이고 일본의 청일-러일전쟁 승리가 불을 지핌) 일본 위주의 서술과 사실 왜곡이 너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짜뉴스'의 진실을 파악한다는 책의 내용이 다수의 가짜뉴스를 담고 있다는 아이러니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최근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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