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에 사로잡힌 사람들 - 찬호께이
찬호께이의 책은 13.67 이후 두 번째입니다. 개인적으로 고전 추리소설 쪽을 더 선호해서 현대 추리소설을 잘 읽지는 않는데, 13.67은 선물 받아서 읽었고, '망내인'도 재미있다는 추천을 받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전작도 꽤나 흥미롭고 재미가 있었던 기억이 있는데, '망내인'도 마찬가지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괴롭힘으로 인해 자살한 한 소녀, 소녀의 언니가 동생이 죽은 원인을 찾기 위해 해커이자 탐정을 찾아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의심이 가는 여러 용의자와 다양한 증거들을 통해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이 소설의 전반부, 찾아낸 범인에게 복수하는 과정이 소설의 후반부로 진행됩니다. 이런 큰 줄거리와 연결될 듯 말든 한 또 하나의 스토리가 이어지는데, 결말에는 두 개의 줄거리가 하나로 이어집니다.
찬호께이는 관련 없어 보이는 몇 가지 스토리를 촘촘하게 엮어서 마지막에 반전 아닌 반전을 만들어내는데 탁월한 작가입니다. 본 작품에서도 그의 탁월한 역량이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줄거리는 마치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듯 빠르게 진행되어 7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 길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술술 읽힙니다. 컴퓨터과학과를 전공한 작가의 전공이 여실 없이 드러나기도 하는데, 해킹에 대한 내용이나 몇 가지 소재들이 굉장히 고증에 충실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컴퓨터 전공자라면 그 묘사에 살며시 미소 짓게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본 작품에서 부가 줄거리는 굳이 넣을 필요가 있었나 하는 생각입니다. 전체 스토리에 크게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고 마지막 반전을 위한 소재인데 줄거리에 꽤 많은 분량을 할애하다 보니 전체적인 소설 분량이 너무 많아졌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때문에 전작보다 스토리의 응집력은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읽으면서, 영화나 드라마로 나오면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나 국내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드라마로는 어떻게 각색될지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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