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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

국공내전

by zian지안 2024. 6. 3.

신중국과 대만의 탄생 - 이철의

 

이 책을 읽게 된 과정은 약간의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작년 말, 서점에서 이런저런 책을 보던 중 중국의 국공내전의 과정과 결과를 소개하는 책이 발간된 사실을 알게 되었고, 올 초 도서관에서 대출이 가능한 것을 보고 대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출퇴근 시 들고 다니기 어려운 700페이지가 넘는 책의 분량과 무게, 도서관에 반납해야 된다는 시간적인 압박, 설 연휴 동안에 독서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사정 등이 겹치면서 책을 다 읽지 못하고 도서관에 반납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5월 들어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이번에는 전자책으로 완독 할 수 있었습니다. 5월 초 여러 연휴라는 변수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열흘정도만에 다 읽을 수 있었습니다. 분량이 많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생소한 내용이다 보니 읽는데 속도가 나지 않아 다른 책을 볼 때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 편입니다.


춘추전국, 초한지, 삼국지 등을 통해 중국의 역사는 그럭저럭 우리에게는 익숙한 편입니다. 아무래도 한반도는 중국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역사를 거쳐왔기 때문에 최근의 명-청 시대까지도 조선과의 관계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는 역사였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중국사의 몇 가지 이해하기 어려운 역사가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신해혁명 이후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될 때까지 중국의 역사입니다. 청나라가 멸망하고 중화민국이 수립하고, 중일전쟁을 거치는 동안 중국의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요동친 역사였습니다. 거대한 중국 대륙에 군벌이 난무하고, 일본과 전쟁을 치르고, 공산당은 '장정'이라는 길고 긴 도망자의 길을 걷다가, 불과 몇 년 만에 공산당이 중국대륙을 차지하고 현대 국가를 수립하는 과정은, 이해하기 너무나 혼란스러웠습니다.

'새로 쓰는 중국 혁명사 1911-1949'를 읽으며 군벌의 난립과 정리과정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 할 수 있었지만 중화민국의 몰락과 중국 공산당이 대륙을 차지한 '국공내전'에 대해서는 아직 상세하게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분명 중일전쟁이 끝난 1945년까지만 해도 국민당이 공산당에 비해 압도적인 전력과 영토를 가지고 있었는데 불과 5년도 지나지 않아 국민당은 대만으로 쫓겨나고 대륙을 공산당이 차지하게 된 과정이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국공내전-신중국과 대만의 탄생'을 읽게 되었고, 책을 읽은 후 이러한 궁금증이 약간은 해소되었습니다. 

국공내전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 다양한 분석들이 존재합니다. 국민당의 무능함, 공산당이 민심을 얻은 것, 국민당의 부패, 장제스의 독선, 미국의 국민당 지원 철회, 공산당의 스파이 전략 등등.. 이 책은 그러한 과정들을 보다 상세하게 시간과 사건별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긴 책의 내용의 대부분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됩니다. 국민당의 초반 승리와 자만, 공산당의 와신상담과 민심획득, 장제스의 유능한 간부 견제, 국민당 간부의 배신, 공산당의 승리.. 책의 내용을 읽다 보면 분명 유리했던 국민당이 어처구니없이 밀려나는 모습을 잔인하리만치 상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마무리하면서, 개인적으로 정리하지 못했던 국공내전의 과정과 결과를 정리해 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 국공내전에서 국민당이 패배한 것은 결국 장제스가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본인이 민주적인 정부의 수장이 아닌, 전체주의 국가의 국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다양한 인재를 포섭하고 이끌어가야 하는 시대였음에도 엘리트 출신 장제스 자신이 가장 뛰어난 사람이며, 참모들은 자신의 말을 따르기만 해야 하고, 실력이 뛰어난 인재는 축출하는 등, 마치 국왕과 같은 행태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행태는 분명 시대착오적이었으며, 전체주의 국가가 아닌 군벌 연합정권이었던 국민당 정권의 수장으로서 장제스는 실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에 반해, 권위로서 사람을 이끈 것이 아닌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했던 마오쩌둥의 공산당에는 다양한 인재가 모였고, 민중의 마음을 얻기 위한 다양한 공산당의 행동들은 결국 중국 민중이 국민당이 아닌 공산당으로 돌아서게 하는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훗날의 마오쩌둥은 독재자이자 학살자이지만, 적어도 이 시기의 마오쩌둥은 민중의 인심을 얻는 데 성공하였고 그 결과가 중국대륙을 공산당이 차지한 것입니다.

오랫동안 의문이었던 국민당의 몰락과 공산당의 성공 과정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몇 가지 의문은 남아있지만 앞으로 관련된 책들을 몇 권 더 읽다 보면 좀 더 이해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도 인물명과 지명이 익숙하지 않아 놓친 부분도 있기 때문에, 나중에 조금 더 지식을 보완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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