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의 큰 사건인 '대항해시대'를 다룬 작품들은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대항해시대를 다룬 게임을 하며 지낸 시간도 많고, 역사에 관심이 많다면 대항해시대라는 시대 배경은 언제나 흥미진진한 주제임은 틀림없습니다.
제목에 '대항해시대'가 들어가 있다고 대항해 시대 전반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되고, 이 책은 '탄생'쪽에 방점이 찍혀있다고 보면 됩니다. 대항해시대의 시초,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구체적으로 형성된 이베리아 반도의 '레콩키스타'로부터 시작하여 두 나라가 국력을 갖추기까지의 과정, 변방의 두 나라가 지중해가 아닌 대서양과 인도-아프리카라는 미지의 세계로 뛰어드는 과정, 그리고 위대한 영광의 시대를 유지하지 못한 채 후발 국가들에게 그 위상을 빼앗기고 몰락하기까지의 과정을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담백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변방에 위치한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새로운 세계를 열기 위해 도전하고 노력한 과정, 중세 유럽의 혼란한 시대상 속에서 때로는 전진하고 때로는 후진하면서도 새로운 세상을 위한 열망으로, 경제적 이득을 위한 욕망으로 한 발 한 발 동쪽으로, 서쪽으로 나아갔던 지도자와 탐험가의 모습을 보면서 대항해시대라는 한 시대가 결코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이 만들어 낸 거대한 결과물임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가진 것이 없었기에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었던 이베리아 반도의 두 나라가, 부유하게 된 이후 현실의 부와 자산을 지키는데 급급하여 종교, 민족으로 나뉘어 서로를 배척하면서 서서히 몰락하고, 결국 더 도전적인 후발 국가들에게 밀려나는 과정은, 한 국가의 흥망성쇠의 원리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합니다.
중세 유럽의 국가라는 개념은 현재와 달랐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복잡한 왕가의 가계도, 지도에 혼란스러울 때도 있지만 대항해시대 초반 유럽의 정세와 흐름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독서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체-류츠신 (0) | 2020.02.24 |
---|---|
브런치로 읽는 철학과 세계문학-정시몬 (0) | 2020.02.18 |
방구석 미술관-조원재 (0) | 2020.02.05 |
술에 취한 세계사-마크포사이스 (0) | 2020.02.05 |
80일간의 세계일주 - 쥘 베른 (0) | 2020.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