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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

페스트 - 알베르 카뮈

by zian지안 2020. 7. 20.

소설 '페스트'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전염병이 유행하는 한 소도시에서 일어난 일들' 정도가 될 것입니다. 원래부터 유명한 소설이었지만, 아무래도 최근과 같은 팬더믹 시대에 다시 사람들이 많이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재난은 아주 작은 일상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어느 날 출근하던 중 계단에서 죽은 쥐 한 마리를 발견한 의사 리유, 아주 작은 사건이었지만 그것이 거대한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았던 사건은 이후 갑작스럽게 도시 전체를 전염병의 공포 속으로 몰고 가고 수많은 사람이 페스트로 죽어가기 시작합니다.

혼란의 상황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재난에 대응하는 삶의 방식들이 그려집니다. 요양 중인 아내와 연락이 끊어진 상황에서도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의사 '리유', 봉사대를 조직해 사람들을 도우려는 '타루', 도시를 탈출하려다가 마지막 순간에 포기하고 사람들을 돕게 되는 기자 '랑베르', 정상적인 시기에는 범죄자로 불안한 삶을 살았지만 혼란의 시기에는 이익을 챙기는 '코타르', 모든 것은 신의 뜻으로 치부하는 신부 '파늘루', 치료 혈청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의사 '카스텔' 등 다양한 인간군상을 통해 전염병이 도래한 혼돈의 시기에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그들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소설은 전반에 걸쳐 전염병의 시작과 전개, 종식과 그 이후의 이야기까지 담담한 문체로 다루고 있습니다. 전염병이 창궐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혼란과 정치가들의 의사결정 과정, 전염병이 진행되면서 죽어가는 사람들의 잔혹한 현실,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노력과 좌절, 그리고 마침내 혼란이 마무리되고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마치 현실에서 벌어진 일처럼, 하지만 과장되지 않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최근과 같은 팬더믹 시대에 감정 이입해서 읽어보기 좋은 책으로 생각됩니다. 최근의 상황과 소설 속의 인물들을 비교해 보면, 결국 사람의 삶의 방식이란 어느 시대에나 많이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어디에나 이타적인 사람과 이기적인 사람들을 공존하며, 정치적 입장을 먼저 고려하는 정치가들, 폐쇄된 도시에서 탈출하려는 사람들, 시간이 지나면 잊히는 아니 잊어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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