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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박물관 탐방기 (feat. 평화시장)

by zian지안 2019. 9. 24.

서울 역사박물관 (http://www.museum.seoul.kr/)은 여러 개의 분원을 가지고 있는데, 사실 서대문에 있는 본관 이외에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위치도 시내 중심지에서 떨어져 있다 보니까 가 볼 일이 없는 게 사실이긴 합니다.

청계천 박물관(http://www.museum.seoul.kr/cgcm/index.do)은 그런 분원 중 하나입니다. 평소에 한 번 정도 가 봐야지 하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날씨가 좋은 어느 날 처음으로 방문 해 보기로 했습니다.


청계천 박물관은 지번상으로는 마장동, 지하철 기준으로는 용두역 부근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실 위치가 애매한 것이, 용두역은 지하철 2호선의 지선이라 환승을 해야 하고, 왕십리역에서 걸어가기도 애매한 위치에 있습니다. 그래서 날씨도 좋겠다, 청계천을 따라 걸어서 가 보기로 하였습니다.

지하철이 닫는 중간부터 걸어도 되지만 기왕에 가 보는 것, 청계천의 초입부터 산책 해 보기로 합니다. 청계천 시작부터 박물관까지는 약 5km가 안 되는, 걸어서 1시간이 조금 넘는 거리입니다. 마침 청명한 가을 날씨에 덥지도 않아서 걸어 볼 만합니다.

광화문 쪽 청계천은 이렇게 잘 정비되어 있고 산책하는 사람도 많지만, 

한 시간 정도 걷다 보면 점차 사람도 적어지고 좀 더 자연에 가까운 모습이 됩니다.

청계천 산책길을 걷다가 어디쯤에서 위쪽으로 올라가야 하는지 약간 걱정했는데, 청계천 판잣집 체험 건물이 딱 나타나 줍니다. 이 건물을 맞이하면 바로 위쪽에 청계천 박물관이 있습니다.

판잣집 체험관은 옛날 모습으로 판잣집을 재현해 놓고, 내부에 여러 가지 옛 물건들을 전시 해 놓고 있습니다. 옛날 교복도 대여해서 사진도 찍을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판잣집을 구경하고 나오면 맞은편에 청계천 박물관이 있습니다.


기획 전시실에는 평화시장 전시가 진행되고 있네요. 북촌 전시는 서울역사박물관 본관에서 진행 중인 기획전시입니다. 이전에 북촌 전시도 보고 왔는데, 꽤 괜찮았습니다. 

전시실 입구를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라고 되어있는데, 박물관의 구조가 2층(또는 3층?)에서 내려오면서 관람하는 구조입니다.

청계천 박물관은 크게 4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관은 청계천의 역사, 2관은 청계천의 개발과 쇠퇴, 3관은 청계천 복원사업, 4관은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1관은 청계천의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개천'이라고 불렸던 청계천이 조선시대에 들어와 수도 한양을 가로지르는 하천이 되면서 조선시대에도 몇 번의 정비와 공사가 있었다는 이야기, 청계천을 중심으로 북촌, 남촌, 상춘, 중촌, 하촌으로 구분되었던 명칭 이야기, 그리고 조선 말엽 기록으로 남아있는 사진들을 볼 수 있습니다.

 

 

2관은 청계천 개발과 쇠퇴의 역사입니다. 일제시대 이후 점차 하수도화 되는 청계천의 모습과 청계천 주위에 몰려들어 판잣집을 짓고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경제 발전기에 청계천을 복개하고 고가도로를 만들기까지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용상으로는 참 긴 이야기인데 사진, 글, 모형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잘 전시하고 있습니다.

 

3관은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00년대 이후 노후화된 청계 고가로 인한 정치적/사회적 논의, 복원사업의 결정과 진행을 다루고 있습니다. 부가적으로 2000년대 이후 청계천 복원사업과 함께 도시 정비 정책이 개발에서 복원으로 변화하는 트렌드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4관은 청계천 복원의 결과와 미래입니다. 청계천 복원으로 인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계천 복원의 치적과 긍정적인 면 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복원사업으로 인한 부작용과 복원 과정에서 남겨진 과제들, 그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계획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통 이런 박물관은 긍정적인 면이 많이 부각되는 데에 반해 과제와 목표를 보여주고 있는 내용이 참 좋았습니다. (이게 다 시장이 바뀌어서 그렇)

 

이렇게 4개의 전시관을 다 둘러보고 나면 상설 전시는 끝입니다. 길을 따라 내려오면 자연스럽게 건물 1층 로비로 나올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이렇게 청계천 박물관 관람을 마칩니다.


하지만 모든 박물관에는 기획전시라는 게 있죠. 청계천 박물관 1층에도 기획전시실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청계천 박물관이다 보니 청계천과 관련된 기획전시가 많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겠네요. 제가 방문한 날은 평화시장에 대한 기획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기획전시실 자체는 공간도 넓지 않고 전시도 간략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전시의 내용은 생각보다 알차게 채워져 있습니다. 평화시장의 탄생부터 변화, 평화시장이 의류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었던 과정과 전성기(?) 평화시장의 모습들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단지 옛 추억을 되짚어 보는데 그치지 않고, 당시 평화시장의 열악한 근무 환경이나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동자들의 노력과 같은 내용들도 인터뷰, 사진, 모형들과 함께 소개되고 있습니다.


위치 접근성이나 전시의 성격상 자주 들를 수 있는 박물관은 아닙니다. 상설전시는 한번쯤 보면 새로운 게 없을 것 같고, 기획전시는 주제가 한정적이고 규모가 작아서 다음 전시가 있더라도 또 오게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전시 구성이나 동선, 스토리는 꽤나 세련되게 잘 짜여 있어서 박물관 자체로는 시간을 들여 볼 만하고, 박물관 이외에 주위에 볼것들(청계천, 판잣집)이 있으니 산책 삼아  한번쯤 관람하기 좋을 것 같습니다.

http://www.museum.seoul.kr/cgcm/index.do

 

청계천박물관

동대문패션의 시작, 평화시장

www.museum.seou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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