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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북스, 리디셀렉트 아티클 서비스의 의미?

by zian지안 2019. 11. 19.

https://ridibooks.com/event/18353

리디북스가 2019년 12월 18일부터 리디 셀렉트에 '아티클'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이미 아웃스탠딩을 인수할 때부터 어떤 형태로든 아티클 콘텐츠를 서비스할 것이라는 건 충분이 예상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애초에 유료 구독자 형태로 운영되는 아웃스탠딩 콘텐츠를 마찬가지로 유료 구독제인 리디 셀렉트에 포함시키겠다는 전략입니다.

2018년부터 불어닥친 전자책 시장의 구독 열풍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안고 시작되었습니다. 전자책 시장을 활성화하고 안정적인 수입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대와, 실제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왜곡된 시장구조를 만들어 전자책 시장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안고 시작되었죠. 구독 서비스에 진입한 업체들 간의 (출혈경쟁으로 보이는) 공격적 마케팅 전략도 우려스러웠습니다. 온라인 종이책 시장의 선두주자인 Yes24는 구독 서비스를 처음으로 시작했지만 자금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밀리의 서재'의 절반 수준인  월 5,500원이라는 파격적인 요금제를 선보이며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습니다.  

교보 SAM이나 밀리의 서재가 최대한 많은 제공 도서를 기반으로 , Yes24가 온라인 시장 지배적 역량을 바탕으로 파격적인 가격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상황에서 제공 도서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리디북스 입장에서는 전자책 분야의 선두라는 장점과 6500원이라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리디셀렉트는, 리디북스가 주도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기보다 시장 상황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리디북스는 전자책 시장에서 제공 도서의 수량으로 업계의 선두가 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무제한 구독'이라는 서비스 모델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을 리디북스도 잘 알고 있는 듯, 리디북스는 독점 작품 서비스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미 리디북스는 로맨스, BL과 같은 콘텐츠에 집중하여 성공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서 아웃스탠딩 인수와 그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아티클 서비스의 제공은 콘텐츠에 집중한다는 리디북스의 기본 사업 전략에 부합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다만 세부적인 서비스 방식에는 약간 의문이 드는데, 리디북스는 아티클 서비스를 추가하면서 9,900원의 단일 요금제만을 내놓았습니다. 이런 요금정책은 두 가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1. 아티클 서비스가 추가되면서 콘텐츠 비용이 상승하여 부득이하게 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

2. 애초에 리디셀렉트 서비스 자체가 6,500원으로는 유지할 수 없는 서비스였다.

개인적으로는 후자 쪽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티클 서비스에 따른 비용 상승이 문제라면 아티클 서비스를 포함한 별도 요금제를 구성하는 방법도 충분히 가능하니까요. 다만 아티클 서비스를 별도로 제공하게 되면 아티클을 위해 추가로 3,400원을 지불할 독자가 얼마나 될까요? 리디북스도 이러한 점을 잘 알기 때문에 아티클 서비스가 무조건 포함된 단일 요금제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결국 기존의 6,500원 요금제로는 리디셀렉트 서비스를 유지하는 게 불가능했기 때문에 아티클 콘텐츠를 명분으로 내세워 요금을 인상하는 것이 아닐까요?

아티클이라는 콘텐츠에 대한 고민도 필요합니다. 기존 아웃스탠딩 콘텐츠와 어떻게 차별화할 것이며, 아웃스탠딩 보다 더 다양한 독자를 대상으로 제공해야 하는 콘텐츠의 방향성도 필요합니다. 어차피 요금제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아티클 콘텐츠는 기존 리디셀렉트 콘텐츠에 더해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콘텐츠가 될 위험성도 있습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아티클 콘텐츠의 질은 급격히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겠죠.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아티클 서비스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티클 서비스를 위한 별도의 요금제가 존재하고(그것이 수익이 되던 안되던) 아티클 콘텐츠만을 위한 비용을 내는 독자들을 대상으로 콘텐츠의 품질을 유지하는 형태의 서비스 모델이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만, 기업은 수익을 내야 하는 조직이고 한국의 상황에서 돈 내고 글을 읽을 사용자는 거의 없을 것이 확실하기에 리디북스의 결정을 이해합니다.

어찌하다 보니 리디북스에 대한 글을 또 쓰게 되었는데, 리디북스를 사용하고 계속 지켜봐 왔던 입장에서 이번 아티클 서비스 도입과 요금 인상을 통해 조금이나마 리디북스의 상황이 개선되어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과 같이 양질의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